반응형 일제감정김1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3 - "생원 당나귀가 바를...... “생원 당나귀가 바를 끊구 야단이에요." “각다귀들 장난이지 필연코." 짐승도 짐승이려니와 동이의 마음씨가 가슴을 울렸다. 뒤를 따라 장판을 달음질하려니 거슴츠레한 눈이 뜨거워질 것같다. “부락스런 녀석들이라 어쩌는 수 있어야죠.." “나귀를 몹시 구는 녀석들은 그냥 두지는 않을걸." 반평생을 같이 지내온 짐승이었다. 같은 주막에서 잠자고,같은 달빛에 젖으면서 장에서 장으로 걸어다니는 동안에 이십 년의 세월이 사람과 짐승을 함께 늙게 하였다. 가스러진 목뒤 털은 주인의 머리털과도 같이 바스러지고, 개진개진 젖은 눈은 주인의 눈과 같이 눈곱을 흘렸다. 몽당비처럼 짧게 쓸리운 꼬리는, 파리를 쫓으려고 기껏 휘저어보아야 벌써 다리까지는 닿지 않았다. 닳아 없어진 굽을 몇 번이나 도려내고 새 철을 신겼는지 모른.. 2024. 1. 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