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한글1 김유정 '봄봄' 3 - 난 물 붓다...... 난 물 붓다 말고 배를 쓰다듬으면서 그대로 논둑으로 기어올랐다. 그리고 겨드랑이에 꼈던 벼 담기 키를 그냥 땅바닥에 털썩 떨러치며 나도 털썩 주저앉았다. 일이 암만 바빠도 나 배 아프면 고만이니까. 아픈 사람이 누가 일을 하느냐. 파릇파릇 돋아 오른 풀 한 숲을 뜯어 들고 다리의 거머리를 쓱쓱 문대며 장인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가운데서 장인님이 이상한 눈을 해가지고 한참을 날 노려보더니 "너 이 자식 왜 또 이래 응?" "배가 좀 아파서유!" 하고 풀 위에 슬며시 쓰러지니까 장인님은 약이 올랐다. 저도 논에서 철벙철벙 둑으로 올라오더니 잡은 참 내 멱살을 움켜잡고 뺨을 지는 것는 아닌가 "이 자식아 일하다 말면 누굴 망해 놀 속셈이냐. 이 대가릴 까놀 자식?" 우리 장인님은 약이 오르면 이렇게 손버릇이.. 2023. 10. 2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