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1930녀대1 채만식 '태평천하' 31 - 미상불 고씨는 어머니의...... 미상불 고씨는 어머니의 거상을 입으면서부터 기를 탁 폈습니다. 예를 들자면 드리없지만, 가령 밤늦게까지 건넌방에서 아무리 성냥 긋는 소리가 나도, 이튿날 새벽같이, "밤새두룩 댐배질만 허니라구 성냥 열일곱 번 그신(그은) 년이 어떤 년이냐?" 하고 야단을 치는 사람이 없어, 잠 못 이루는 밤을 담배로 동무삼아 밝히기도 무척 임의로웠습니다. 또, 나들이를 한 사이에 건넌방 문에다가 못질을 해서 철갑을 하는 꼴을 안 당하게 된 것도 다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기만 조금 펴고 지내게 되었을 뿐이지, 실상 아무 실속도 없고 말았습니다. 시아버지 윤직원 영감이 처결하기를, 집안의 살림살이 전권(全權)이 마땅히 물려받아야 할 주부 고씨는 젖혀 놓고서, 한 대를 껑충 건너뛰어 손자대로 내려가게.. 2024. 11. 16.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