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4. 우리만 빼고 어서 망해라1 채만식 '태평천하' 25 - 이윽고 노적과 곡간에서...... 이윽고 노적과 곡간에서 하늘을 찌를 듯 불길이 솟아오르고, 동네 사람들이 그제야 여남은 모여들어 부질없이 물을 끼얹고 하는 판에, 발가벗은 윤두꺼비가 비로소 돌아왔습니다. 화적은 물론 벌써 물러갔고요. 윤두꺼비는 피에 물들어 참혹히 죽어 넘어진 부친의 시체를 안고 땅을 치면서, "이놈의 세상이 어느 날에 망하려느냐!" 고 통곡을 했습니다. 그리고 울음을 진정하고도 불끈 일어서 이를 부드득 갈면서, "오―냐, 우리만 빼놓고 어서 망해라!" 고 부르짖었습니다. 이 또한 웅장한 절규이었습니다. 아울러, 위대한 선언이었고요. 윤직원 영감이 젊은 윤두꺼비 적에 겪던 경난의 한 토막이 대개 그러했습니다. 그러니, 그러한 고난과 풍파 속에서 모아 마침내는 피까지 적신 재물이니, 그런 .. 2024. 8. 28.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