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우리글읽기1 김유정 '봄봄'4 - 그러나 내겐...... 그러나 내겐 장인님이 감히 큰소리할 계제가 못 된다. 뒤생각은 못 하고 뺨 한 개를 딱 때려 놓고는 장인님은 무색해서 덤덤히 쓴 침만 삼킨다. 난 그 속을 퍽 잘 안다. 조금 있으면 갈도 꺽어야 하고 모도 내야 하고 한창 바쁜 때인데 나 일 안 하고 우리집으로 그냥 가면 고만이니까. 작년 이맘때도 트집을 좀 하니까 늦잠 잔다고 돌멩이를 집어던져서 자는 놈의 발목을 삐게 해놨다. 사날씩이나 건숭 끙 끙 앓았더니 종당에는 거반 울상이 되지 않았는가. "얘 그만 일어나 일 좀 해라. 그래야 올 갈에 벼 잘 되면 너 장가들지 않니" 그래 귀가 번쩍 띄어서 그날로 일어나서 남이 이틀 품 들일 논을 혼자 삶아 놓으니까 장님님도 눈깔이 커다랗게 놀랐다. 그럼 정말로 가을에 와서 혼인을 시켜 줘야 원 경우가 옳지 않겠.. 2023. 10. 29.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