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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식 '태평천하' 13 - 물론 아무리 밑질긴 거지가...... 3. 서양국 명창대회 - 4  물론 아무리 밑질긴 거지가 들어와서 목을 매고 늘어진댔자 동전 한푼 동냥을 주는 법은 없지만, 그러자니 졸리고 악다구니를 하고 하기가 성가신 노릇이니까요. 그러므로 만일 쪽문을 열어 놓는 것이 윤직원 영감의 눈에 뜨이고 보면, 기어코 한바탕 성화가 나고라야 마는데, 대체 식구 중에 누가 갈충머리없이 이런 해망을 부렸는지 참말 딱할 노릇입니다.   역정이 난 윤직원 영감이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나가는 만큼이나 애를 써서 좁다란 그 쪽문으로 겨우겨우 비비 뚫고 들어서면서 꽝, 소리가 나게 문을 닫는데, 마침 상노아이놈 상남이가 그제야 뽀르르 달려 나옵니다.  이놈이 썩 묘하게 생겼습니다. 우선 부룩송아지 대가리같이 머리가 곱슬곱슬하고 노랗기까지 한 게 장관이요. 그런 대가리가 어.. 2024. 5. 12.
채만식 '태평천하' 12 - 실상 윤직원 영감은...... 3. 서양국 명창대회 - 3  실상 윤직원 영감은 위정 그런 어거지를 쓴 것은 아닙니다. 꼭 극장만 여겨서 아래층이 하등인 줄 알았던 것입니다.    윤직원 영감의 처음 몇 번의 경험에 의하면 명창대회는 아래층(그러니까 하등이지요) 맨 앞자리의 맨 앞줄이 제일 좋은 자리였습니다. 기생과 광대들의 일동일정이 바로 앞에서 잘 보이고 노래가 가까이 들리고 그리고 하등이라 값이 헐하고.   이러한 묘리를 터득한 윤직원 영감이라 오늘도 하등표를 산다고 사가지고 하등을 간다고 간 것이 상곱이나 더 하는 백권석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뱃심이라고 할지 생억지라고 할지 아무튼 서두리꾼을 이겨내고 그대로 백권석에서 구경을 했습니다.   더욱 좋은 것은 여느 극장 같으면 하등인 맨 앞자리는 고놈 깍정이 같은 조무래기패가 옴.. 2024. 5. 5.
채만식 '태평천하' 11 - 윤직원 영감은 단박 분하고...... 3. 서양국 명창대회 -2  윤직원 영감은 단박 분하고 괘씸하고 창피하고 뭐, 도무지 어떻다고 형언할 수가 없읍니다. 아무리 예법이 없어진 오늘이라 하더라도, 만일 그 자리가 그 자리가 아니고 계동 자기네 댁만 같았어도 이놈 당장 잡아 내리라고 호령을 한바탕 했을 겝니다.   그러나 산전수전 다 겪고 칼날 밑에서와 총부리 앞에서 목숨을 내걸어 보기 수없던 윤직원 영감입니다. 또 시속이 어떻다는 것이며, 그래 아무 데서고 함부로 잘못 호령깨나 하는 체하다가는 괜히 되잡혀서 망신을 하는 수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윤직원 영감은 속을 폭신 삭여 가지고 자기 손에 쥔 표를 내보이면서 나도 이렇게 구경을 왔노라고 점잖이 깨우쳐 주었읍니다. 그랬더니 양복신사씨는 윤직원 영감이 생각한 바와는 딴판으로 .. 2024. 4. 28.
채만식 '태평천하' 10 - 중로에서 그렇듯 많이...... 3. 서양국 명창대회 -1  중로에서 그렇듯 많이 충그리고 길이 터지고 했어도 회장에 당도했을 때에는 부민관 꼭대기의 큰 시계가 열두시밖에는 더 되지 않았읍니다.   입장권을 사기 전에 윤직원 영감과 춘심이 사이에는 또 한바탕 상지가 생겼읍니다.  윤직원 영감은 춘심이더러, 네 형이 출연을 한다면서 무대 뒷문으로 제 형을 찾아 들어가 공짜로 구경을 하라고 시키던 것입니다. 그러나 춘심이는, 암만 그렇더라도 저도 윤직원 영감을 따라왔고, 그래서 버젓한 손님이니까 버젓하게 표를 사가지고 들어가야 말이지, 누가 치사하게 공구경을 하느냐고 우깁니다.  그래 한참이나 서로 고집을 세우고 양보를 않던 끝에, 윤직원 영감은 슬며시 십 전박이 두 푼을 꺼내서 춘심이 손에 쥐어 주면서 살살 달랩니다.    " 옜다. 이.. 2024. 4. 21.
책읽기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5 - '손정의'의 독서 "손정의가 누구예요?"라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을 것 같네요. 간단하게 손정의 회장의 이력을 말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손정의 회장은 제일교포 3세입니다. 사업가이자 투자자입니다. 중국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 주요 투자자였고 쿠팡 초기에 막대한 투자를 하여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을 하게 되면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대표이자 일본 제1의 자산가(2022년까지)로 추정 재산은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6조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은 한국 뉴스에 그리 많이 언급되지는 않지만 2010년대 성공한 재일교포, 일본 최고 부자, IT산업의 선구자, 등으로 많은 사람들의 롤 모델이 되었던 분입니다. 한창 손정의 회장이 한국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을 때 서점에 그의 .. 2024. 4. 13.
책읽기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4 - 에이브라함 링컨의 독서 ○ 에이브라함 링컨의 책읽기 "책 읽으면 좋지? 아는 것도 많아지고 정서 함양에도 좋고......" 많은 사람이 책읽기가 정말 좋을까요?라고 물으면 대충 이렇게 대답합니다. 딱히 책을 읽으면 무엇이 좋은지 구체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책읽기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면서 첫 글에 유명인사들의 책읽기 관련 명언들을 찾아 적어 보았습니다. 책을 읽은 이유에 대하여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읍니다. 그들은 모두 책읽기를 좋아한 사람들이고 자신들의 성장과 성공에 책읽기가 기본이며 또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책읽기 선배들입니다. 선배들의 이야기를 경험을 아는 것은 지금 책읽기를 시작하는 우리들에게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동기를 부여.. 2024. 4. 10.
채만식 '태평천하' 9 - 윤직원 영감은 재동 네거리 ...... 2. 무임승차기술 - 5  윤직원 영감은 재동 네거리 버스 정류장에서 춘심이와 같이 버스를 기다립니다. 때가 아침저녁의 러시아워도 아닌데 웬일인지 만원 된 차가 두 대나 그냥 지나가 버립니다. 그러더니 세 대째 만에, 그것도 여간 분비지 않는 걸, 들이 떼밀고 올라타니까 버스걸이 마구 울상을 합니다.   윤직원 영감은 자기 혼자서 탔으면 꼬옥 알맞을 버스 한 채를 만원 이상의 승객과 같이 탔으니 남이야 어찌 되었든 간에 윤직원 영감 당자도 무척 고생입니다. 그럴 뿐 아니라, 갓을 버스 천장에다가 치받치지 않으려고 허리를 꾸부정하고 섰자니, 공간을 더 많이 차지해야 됩니다. 그 대신 춘심이는 윤직원 영감의 겨드랑 밑에 가 박혀 있어 만약 두루마기 자락으로 가리기만 하면 찻삯은 안 물어도 될 성싶습니다. 겨.. 2024.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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