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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식 '태평천하' 8 - 춘심이는 윤직원 영감이...... 2. 무임승차기술 - 4   춘심이는 윤직원 영감이 달래는 대로 한동안 앞을 서서 찰래찰래 가고 있다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또 해뜩 돌려다보면서     " 영감님" 고 뱅글뱅글 웃습니다. 이 애는 잠시라도 까불지 못하면 정말 좀이 쑤십니다.     "무어라구 또 촐랑거리구 싶어서 그러냐?"     "이렇게 일찍 가는 대신 자동차나 타고 갑시다, 네?"       "자―동차?"     "내애."     "그래라, 젠장맞일……."  춘심이는 윤직원 영감이 섬뻑 그러라고 하는 게 되레 못 미더워서, 짯짯이 얼굴을 올려다봅니다. 아닌게아니라, 히물히물 웃는 게 장히 미심쩍습니다. "정말 타구 가세요?" "그리어! 이년아." "그럼, 전화 빌려서 자동차 불러예죠?" "일부러 안 불러두 죄꼼만 더 가먼 저기 있단다.. 2024. 3. 31.
채만식 '태평천하' 7 - 기생이며 광대가...... 2. 무임승차기술 - 3   기생이며 광대가 가지각색이요, 그래서 노래도 여러 가지려니와 직접 눈으로 보면서 오래오래 들을 수가 있기 때문에, 감질나는 라디오보다는 그것이 늘 있는 게 아니어서 흠은 흠이지만, 그때그때만은 퍽 생광스럽습니다. 딱히 윤직원 영감의 소원 같아서는, 그런즉슨 명창대회를 일년 두고 삼백예순날 날마다 했으면 좋을 판입니다. 이렇듯 천하에 달가운 명창대횐지라, 서울 장안에서 언제고 명창대회를 하게 되면 윤직원 영감은 세상없어도 참례를 합니다. 만일 어느 명창대회에 윤직원 영감이 참례를 못 한 적이 있다면 그것은 대복이의 태만입니다.  대복이는 멀리 타관에를 심부름 가고 있지 않는 이상 매일같이 골목 밖 이발소에 나가서 라디오의 프로그램과 명창대회나 조선음악연구회 주최의 공연이 있는지.. 2024. 3. 24.
채만식 '태평천하' 6 - 라디오를 프로그램을... ... 2. 무임승차기술 - 2   라디오를 프로그램대로 음악을 조종하는 소임은 윤직원 영감의 차인 겸 비서 겸 무엇 겸 직함이 수두룩한 대복(大福)이가 맡아 합니다. 혹시 남도 소리나 음률 가사 같은 것이 없는 날일라치면 대복이가 생으로 벼락을 맞아야 합니다.     "게, 밥은 남같이 하루에 시 그릇썩 먹으먼서, 그래, 어떻기 사람이 멍청허먼, 날마당 나오던 소리를 느닷띴이 못 나오게 헌담 말잉가?"   이러한 무정지책에 대복이는 유구무언, 머리만 긁적긁적합니다.   하기야 대복이도 처음 몇 번은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그렇게 정했으니까, 집에 앉아서야 라디오를 아무리 주물러도 남도 소리는 나오지 않는 법이라고 변명을 했더랍니다.   한다 치면, 윤직원 영감은 더럭,     "법이라니께? 그런 개× 같은 놈의.. 2024. 3. 17.
채만식 '태평천하' 5 - 윤직원 영감은 명창을...... 2. 무임승차기술 - 1  윤직원 영감은 명창대회를 무척 좋아합니다.   아마 이 세상에 돈만 빼놓고는 둘째 가게 그 명창대회란 것을 좋아할 것입니다.   윤직원 영감은 본이 전라도 태생인 관계도 있겠지만, 그는 워낙 남도 소리며 음률 같은 것을 이만저만찮게 좋아합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깐으로는, 일년 삼백예순날을 밤낮으로라도 기생이며 광대며를 사랑으로 불러다가 듣고 놀고 하고는 싶지만, 그렇게 하자면 일왈 돈이 여간만 많이 드나요!   아마 연일을 붙박이로 그렇게 하기로 하고, 어느 권번이나 조선음악연구회 같은 데 교섭을 해서 특별할인을 한다더라도 하루에 소불하 십 원쯤은 쳐주어야 할 테니, 하루에 십 원이면 한 달이면 삼백 원이라, 그리고 일년이면 삼천…… 아유! 그건 윤직원 영감으로 앉아서는 도.. 2024. 3. 10.
책읽기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3 - 책 읽은 시간 정하기 ○ 책 읽는 시간 정하기 서점에 가서 책도 샀고 그리고 그 책을 눈에 가장 잘 띄는 책상 위에 가져다 놓았다면 이제 책을 읽어 나갈 차례입니다.^^ 여기서 잠깐! 책은 잘 사셨나요? 자신의 책읽기 역량을 고려해서 사셨는지 궁금하네요. 앞에서도 말씀드렸었지만 자신의 책읽기 역량을 너무 과대 혹은 과소평가하면 책읽기가 지루하고 어려울 수도 혹은 너무 쉽게 생각하고 지속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각자의 독서 역량을 고려해서 책을 잘 골라 구매하셨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 나갈 차례입니다. 꾸준한 독서를 하려면 처음에 작은 시간이라도 매일매일 책을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 잠들기까지 자신의 일과를 정리해 보면 좋습니다. 그리고 정리된 일과 시간표에서 자신이 언제 .. 2024. 3. 1.
채만식 '태평천하' 4 - 인력거꾼은 괜히...... 1. 윤직원 영감 귀택지도(歸宅之圖) - 4   인력거꾼은 괜히 돈 몇십 전 더 얻어먹으려다가 짜장 얻어먹지도 못하고 다른 데 벌이까지 놓치지 싶어, 할 수 없이 오십 전을 불렀습니다. 그러나, 윤직원 영감은 여전합니다.     "아―니, 이 사람이 시방, 나허구 실갱이를 허자구 이러넝가? 권연시리 자꾸 쓸디띴넌 소리를 허구 있어……! 아, 이 사람아, 돈 오십 전이 뉘 애기 이름인 종 아넝가?"    "많이 여쭙잖습니다. 부민관서 예꺼정 모시구 왔는뎁쇼!"    "그러닝개 말이네. 고까짓것 엎어지먼 코 달 년의 디를 태다 주구서 오십 전씩이나 달라구 허닝개 말이여!"    "과하게 여쭙잖었습니다. 그리구 점잖은 어른께서 막걸릿값이나 나우 주서야 허잖겠사와요?"   윤직원 영감은 못 들은 체하고 모로 비.. 2024. 2. 23.
채만식 '태평천하' 3 - 알고 보니 참 기가...... 1. 윤직원 영감 귀택지도(歸宅之圖)-3   알고 보니 참 기가 막힙니다. 농도 할 사람이 따로 있지요. 웬만하면, 허허! 하고 한바탕 웃어 젖힐 노릇이겠지만 점잖은 어른 앞에서 그럴 수는 없고, 그래 히죽이 웃기만 합니다.     "……그리서 나넌 그렇기 처분대루, 응……? 맘대루 말이네. 맘대루 허라구 허길래, 아 인력거 삯 안 주어도 갱기찮헌 종 알구서, 그냥 가라구 히였지!"   인력거꾼은 이 어른이 끝끝내 농을 하느라고 이러는가 했지만, 윤직원 영감의 안색이며 말씨며 조금도 그런 내색이 보이지 않습니다.     "……거 참……! 나는 벨 신통헌 인력거꾼도 다아 있다구, 퍽 얌전허게 부았지! 늙은 사람이 욕본다구, 공으루 인력거 태다 주구 허넝 게 쟁히 기특허다구. 이 사람아, 사내대장부가 그렇기.. 2024.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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