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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54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4 - 드팀전 장돌림을...... 드팀전 장돌림을 시작한 지 이십 년이나 되어도 허생원은 봉평장을 빼논 적은 드물었다. 충주 제천 등의 이웃 군에도 가고 멀리 영남지방도 헤매기는 하였으나 강릉쯤에 물건 하러 가는 외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군내를 돌아다녔다. 닷새만큼씩의 장날에는 달보다도 확실하게 면에서 면으로 건너간다. 고향이 청주라고 자랑삼아 말하였으나 고향에 돌보러 간 일도 있는 것같지는 않았다. 장에서 장으로 가는 길의 아름다운 강산이 그대로 그에게는 그리운 고향이었다.반날 동안이나 뚜벅뚜벅 걷고 장터 있는 마을에 거지반 가까왔을 때 거친 나귀가 한바탕 우렁차게 울면--더구나 그것이 저녁녘이어서 등불들이 어둠 속에 깜박거릴 무렵이면 늘 당하는 것이건만 허생원은 변치 않고 언제든지 가슴이 뛰놀았다. 젊은 시절에는 알뜰하게 벌어 돈푼이나.. 2024. 1. 4.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3 - "생원 당나귀가 바를...... “생원 당나귀가 바를 끊구 야단이에요." “각다귀들 장난이지 필연코." 짐승도 짐승이려니와 동이의 마음씨가 가슴을 울렸다. 뒤를 따라 장판을 달음질하려니 거슴츠레한 눈이 뜨거워질 것같다. “부락스런 녀석들이라 어쩌는 수 있어야죠.." “나귀를 몹시 구는 녀석들은 그냥 두지는 않을걸." 반평생을 같이 지내온 짐승이었다. 같은 주막에서 잠자고,같은 달빛에 젖으면서 장에서 장으로 걸어다니는 동안에 이십 년의 세월이 사람과 짐승을 함께 늙게 하였다. 가스러진 목뒤 털은 주인의 머리털과도 같이 바스러지고, 개진개진 젖은 눈은 주인의 눈과 같이 눈곱을 흘렸다. 몽당비처럼 짧게 쓸리운 꼬리는, 파리를 쫓으려고 기껏 휘저어보아야 벌써 다리까지는 닿지 않았다. 닳아 없어진 굽을 몇 번이나 도려내고 새 철을 신겼는지 모른.. 2024. 1. 1.
책읽기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1 - 서점 가기 ● (큰) 서점에 (자주) 가기 어느 순간 갑자기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나......'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멍해진 상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나이가 들면서 자주 발생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저는 이것을 '방향성을 잃어버린 상태'라 나름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단 주변 사람들의 말들을 들어 보고 들었던 말들을 다시 생각해 보고 어떤 새로운 말들을 해 줄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나 많은 좋은 말들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아! 이게 답이구나!'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하지는 못하였읍니다. 그러던 차에 불현듯 '책 속에 답이 있지 않을까?.. 2023. 12. 22.
현진건 '운수 좋은 날' 9 - 혹은 김첨지도...... 혹은 김첨지도 이 불길한 침묵을 짐작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전에 없이 “이 난장맞을 년, 남편이 들어오는데 나와 보지도 않아, 이 오라질 년.” 이라고 고함을 친 게 수상하다. 이 고함이야말로 제 몸을 엄습해 오는 무시무시한 증을 쫓아 버리려는 허장성세인 까닭이다. 하여간 김첨지는 방문을 왈칵 열었다. 구역을 나게 하는 추기 ― 떨어진 삿자리 밑에서 나온 먼지내 빨지 않은 기저귀에서 나는 똥내와 오줌내 가지각색 때가 켜켜이 앉은 옷내 병인의 땀 썩은 내가 섞인 추기가 무딘 김첨지의 코를 찔렀다. 방 안에 들어서며 설렁탕을 한구석에 놓을 사이도 없이 주정꾼은 목청을 있는 대로 다 내어 호통을 쳤다. “이런 오라질 년, 주야장천 누워만 있으면 제일이야. 남편이 와도 일어나지를 못.. 2023. 12. 18.
현진건 '운수 좋은 날' 8 - 치삼은 어이없이...... 치삼은 어이없이 주정뱅이를 바라보며 “금방 웃고 지랄을 하더니 우는 건 또 무슨 일인가.” 김첨지는 연해 코를 들이마시며 “우리 마누라가 죽었다네.” “뭐, 마누라가 죽다니, 언제?” “이놈아 언제는, 오늘이지.” “엣기 미친놈, 거짓말 말아.” “거짓말은 왜, 참말로 죽었어, 참말로…… 마누라 시체를 집에 뻐들쳐 놓고 내가 술을 먹다니, 내가 죽일 놈이야, 죽일 놈이야.” 하고 김첨지는 엉엉 소리를 내어 운다. 치삼은 흥이 조금 깨어지는 얼굴로 “원 이 사람이, 참말을 하나 거짓말을 하나. 그러면 집으로 가세, 가.” 하고 우는 이의 팔을 잡아당기었다. 치삼의 끄는 손을 뿌리치더니 김첨지는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싱그레 웃는다. “죽기는 누가 죽어.” 하고 득의가 양양. “죽기는 왜 죽어, 생때같이 .. 2023. 12. 15.
현진건 '운수 좋은 날' 7 - "여보게 돈 떨어졌네" “여보게 돈 떨어졌네, 왜 돈을 막 끼얹나.” 이런 말을 하며 일변 돈을 줍는다. 김첨지는 취한 중에도 돈의 거처를 살피는 듯이 눈을 크게 떠서 땅을 내려다보다가 불시에 제 하는 짓이 너무 더럽다는 듯이 고개를 소스라치자 더욱 성을 내며 “봐라 봐! 이 더러운 놈들아, 내가 돈이 없나, 다리뼉다구를 꺾어 놓을놈들 같으니.” 하고 치삼의 주워 주는 돈을 받아 “이 원수엣돈! 이 육시를 할 돈!” 하면서 풀매질을 친다. 벽에 맞아 떨어진 돈은 다시 술 끓이는 양푼에 떨어지며 정당한 매를 맞는다는 듯이 쨍 하고 울었다. 곱배기 두 잔은 또 부어질 겨를도 없이 말려 가고 말았다. 김첨지는 입술과 수염에 붙은 술을 빨아들이고 나서 매우 만족한 듯이 그 솔잎 송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또 부어, 또 부어.” 라고 외.. 2023. 12. 12.
책 읽기(독서) 우리나라 명언 이번에는 우리나라에 이름 있는 분들이 말한 책읽기의 좋은 점을 몇 개 찾아서 적어 보았읍니다. "책은 나의 친구, 선생님, 그리고 지혜의 보고이다." - 김용복 "독서는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양식이다." - 안창호 "책을 읽는 것은 끊임없는 성장의 여정을 의미한다." - 윤동주 "독서는 삶의 플러그인이다. 풍요로운 삶을 연결해 주는 것." - 박경리 "나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독서가 가장 좋은 도구이다." - 손지훈 "책은 우리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창문이다." - 김난도 "독서는 마음을 장식하는 꽃이다." - 홍경래 "책은 삶의 일부이자 인생의 동반자다." - 백석 "독서는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 김성중 "책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넓어진다." - 신경림 "독서는 새로운 세.. 2023.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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